유니클로, 광고에 돈 많이 들였구나...

학교 가는 길에 지하철 역에서 보고, 아니 유니클로에 웬 릴리 도날슨? 하고 봤더니 사샤까지... 톱모델들 떼거지로 데려다 찍느라 돈 깨나 썼을 거 같아요. 비록 배경도 허접하고 그닥 돈 쓴 티가 안 나는 광고 비주얼이지만 예쁜 애들 나오니까 좋네요 ;D 하지만 모델료 때문에 내 옷 값이 오르면 유니클로를 미워할테다...

유니클로 2009 F/W HeatTech 광고 캠페인입니다. 모델은 칼리 클로스, 타오 오카모토, 에린 왓슨, 코코 로샤, 릴리 도날슨, 세실리 로페즈, 사샤 피보바로바 (♥) 다니엘 리우. 

랜달 개릿, 나폴리 특급 살인

귀족 탐정 다아시 경 시리즈 중 마지막 중·단편집인 <나폴리 특급 살인>입니다. 반 다인 선생님, 딕슨 카 선생님도 말했듯, 추리 소설의 세계에서는 마술이나 초자연적인 힘을 끌어들이는 것이 금기 중의 금기인데요 - 그런 점에서 다아시 경 시리즈는 변격 미스터리라고 불러도 될 것 같습니다. 마술사, 치료술사가 존재하는 가상의 나라가 배경이니까요 :) 다아시 경 시리즈에서 '왓슨' 역할을 하고 있는 게 바로 마스터급 마술사 (제 눈에는 자꾸 미스터 손으로 보이는) 마스터 숀인데요. 마스터 숀은 다아시 경을 따라다니며 마법으로 현장을 보존하거나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재연하는 등 여러모로 도움을 주는 아주 기특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다아시 경 시리즈의 트릭이나 추리를 보면, 고전 미스터리의 규칙과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썩 괜찮은 추리소설임을 알 수 있습니다. 탐정이 마술사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마법 과학'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작품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양념일 뿐, 범죄나 추리에 마법이 직접적으로 쓰이고 있지는 않거든요. 밀실 살인, 불가능 범죄 등 추리소설 팬을 설레게 하는 소재가 등장하는데, 마법으로 밀실을 만들었다거나 마법으로 사람을 죽였다고 하지는 않으니 반 다인 선생님, 딕슨 카 선생님도 큰 불만은 없으실듯.

중력의 문제
들 라 벡생 백작 질베르 경이 '붉은 탑' 꼭대기의 개인 실험실에서 떨어져 죽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백작 자신이 죽기 얼마 전 빗장을 질러 만든 밀실에서 누가, 어떻게 백작을 밀어 떨어뜨린 것일까요. 밀실 살인이지만 트릭은 그닥 대단하지 않고요. 어느 정도의 추리력만 갖춘 독자라면 쉽게 맞출 수 있습니다.

비터 엔드
파리의 어느 바에서 맥주를 홀짝이던 마스터 숀. 고개를 숙이고 양손에 신문을 든 채로 죽어 있는 독살 시체와 만나게 됩니다. 이 사건을 추리하려면 어느 정도 마법 지식이 필요해요.

입스위치의 비밀
해변가에서 한 남자의 시체가 발견됩니다. 그런데 이 시체 주변의 모래에는 발자국이 전혀 없어 초반부터 불가능 범죄의 냄새가 풍기는데요. 사실 이 불가능 범죄를 해결하는 것보다 영불 제국이 폴란드의 비밀 조직 세르카에게 빼앗긴 '입스위치 파이얼'이라는 비밀 약병의 행방을 찾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불가능 범죄는 곁들이라고나 할까요... 스파이물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저에게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작품.

열여섯개의 열쇠
중요한 서류를 찾으러 갔던 복스홀 경이 밀실에서 시체로 발견됩니다. 복스홀 경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 그리고 문제의 서류를 찾아내는 것이 다아시 경에게 주어진 임무인데요. 사건 자체보다는 이 사건에 관련된 마법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 물론 교고쿠도처럼 길게 설명하지는 않으니 안심하셔도 좋아요;

나폴리 특급 살인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패러디한 작품입니다. 흉기나 캐릭터 등 세부적인 설정은 바뀌었지만, 사건의 기본 뼈대는 오리엔트 특급과 똑같습니다. 다아시 경 버젼의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보는 것 같아 꽤 재미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포와로의 추리가 더 좋더라고요 :D

도나 타트, 비밀의 계절

제가 이 책을 읽었다는 건 분명 누군가 이 책을 '미스터리'라고 소개했다는 건데 - 누군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 분 참, 미스터리라는 장르에 대해 홈즈가 왼쪽 뺨을 때리면 왓슨에게 오른쪽 뺨도 때리라고 할 정도로 관대한 분이거나, 혹은 저를 낚아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려고 한 게 분명합니다. 광의의 미스터리로 봐주기도 힘든 작품이거든요. 

책 분량은 두 권 합쳐 약 1000페이지 정도로 길지만 진행이 굉장히 더딥니다. 젊은이들 사이의 미묘하고 아슬아슬한 관계, 아름답지만 위태로운 청춘들, 저 이런 거 아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만 이 책은 끝까지 읽어주기가 아주 힘들었습니다. 너무 답답해서요... -_-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리처드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대학생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의대 갈 준비를 하던 리처드는 어느 날 갑자기 문학을 공부해야겠다고 그래! 결심하고 (리처드의 인생극장) 버몬트 주의 명문 사립, 햄든 대학으로 오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줄리언 모로 교수 밑으로 들어가 고전을 공부하게 되는데, 이 고전문학과에는 학생이 다섯 명밖에 없습니다. 헨리, 버니, 찰스, 커밀러, 프랜시스. 리처드는 이 다섯 명 사이에 껴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고, 한 학기 내내 겉도는 채로 그들과 어울려 지냅니다. 교수와 이 다섯 학생들은 디오뉘소스를 숭배하는 것 같아보이지만 이것도 뭐 제가 상상했던 것처럼 '미륵의 손바닥'스럽게 심각한 수준은 아니고 영문과 학생들이 셰익스피어를, 영어과 학생들이 촘스키를 숭배하는 것 정도라고나 할까요. 아무튼 어찌저찌 해서 한 건의 살인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서서히, 다음 살인이 일어나는데 피해자가 죽으려는 순간에 1권이 끝납니다. 이미 1권에서 모든 사건이 벌어진 데다가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홈즈도 포와로도 미스마플도 브라운 신부도 메구레 경감도 펠 박사도 아니고 (마음이 급해서 누락된 명탐정 분들께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심지어 홈즈가 '우둔하다'고 혹평한 르콕 탐정만도 못한 놈들이라 2권도 전혀 재미있어질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의 이상적인 만남...이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제가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다루는 고전 문학 텍스트도 이보다는 재미있고, 신본격 미스터리도 이보다 더 깊이있게 인간에 대해 고민한다고요. 책상 한켠에 빌려놓은 책이 쌓여있는데 이 책 1000페이지를 읽느라 T-T 하라 료, 레이몬드 챈들러, 마츠모토 세이초, 랜달 개릿, 호시 신이치가 아직 기다리고 있다는 걸 생각만 해도 저는 분하고 원통합니다.


샤넬의 초 실용적인 플라스틱 가방들

가방 안에 파우더, 립스틱, 이어폰, 아이팟 클래식, 선글라스, 향수, 그리고 샤넬의 클래식 백이 딱딱 들어가는 맞춤 공간이 있다면 - 그리고 그 가방이 샤넬이라면 완전 괜춘하겠죠? 컬러는 블랙, 핑크, 아이보리 세가지로 출시되었습니다 :)
아주 괜춘한 아이디어 상품인데 실제로 판매가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런웨이에서만 쓰인 것 같아요. 저처럼 가방을 훠이훠이 마구 휘두르고 다니는 사람은 하루도 못가서 파우더 깨먹고 아이팟 화면 나가고 향수 깨먹고 선글라스 금가고 그럴테니 출시되지 않는 게 좋을지도...

금요일의 잡담 몇 줄

1. 요즘 점점 소녀시대 덕후가 되어가고 있... 원래 소녀시대를 좋아하긴 했지만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_- '다시 만난 세계' (특히 후렴 부분) 를 들으면 왠지 가슴이 벅차오는 게, 나 진짜 얘들 좋아하나봐... (이러고 있다) ♥ 사람들은 단파니가 진리라고 하는데 단시카야말로 진리임.
2. 가끔 엄마 때문에 <솔약국집 아들들>을 보는데, 박선영씨 오빠로 나오는 아저씨의 한국말 잘 못하는 미쿡 사람 연기는 정말이지 손발이 오그라든다... 초딩 시절 즐겨봤던 드라마 <1.5>에서 신현준의 연기가 얼마나 좋았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아무튼 그건 그렇고 나는 아들들 중에서 셋째 아들이 제일 좋더라.

3. 호시 신이치의 <미래의 이솝우화>를 읽었다. 이솝우화를 개작해놓고 '번영으로 인해 아무리 사회가 변했다고 해도 고전적인 이야기를 이처럼 개작하는 행위를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까?' 라고 덧붙이는 등 - 참으로 유쾌한 책이다. 처음 접한 SF 작가가 아이작 아시모프 할아버지여서 그런지 SF 작가 하면 농담 좋아하는 유쾌한 아저씨일 듯. 분명 우울하고 어두운 성격의 SF 작가도 많을텐데 이런 책만 읽다보니 내 선입견에 힘이 실리고 있어 -_-

4. <제물의 야회>였던가, 아무튼 최근에 읽었지만 어떤 책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그 하드보일드 소설의 대사 때문에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을 읽고 싶어졌다. 제목에 끌려 <잔혹한 계절, 청춘>을 빌렸는데...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은 쇼트-쇼트에 가까운 쇼트 스토리였고 그냥 조금 마음이 짠할 뿐인 꽤 평범한 스토리였다. 어떻게 보면 청춘 일상 미스터리 (물론 내가 지어낸 장르이지만) 소설로 읽힐 수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D 나카자와 케이의 '이리에를 넘어'는... 정말 예쁘다. 열일곱, 열여덟 살의 연애(?) 이야기에서만큼은 이렇게 과묵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그래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남자주인공이 좋더라. 물론 지금 연애 상대를 고르라면 적당히 말이 많고 웃긴 남자가 좋지만...    

5. 런웨이 배경을 거울로 해놓으면
쇼를 보러온 사람들의 뚱한 표정까지 사진으로 남는다는 단점이 있다. 사진은 Azzaro 2009 fall R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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